Thursday, September 17, 2009

말초동맥질환 – 2. 말초동맥질환의 병리생태

2. 말초동맥질환의 병리생태
 
말초동맥질환의 근본적인 병리는 몇몇 염증성혈관염, 예를 들면 버거씨 병(Buerger's disease), 다가야수 동맥염(Takayasu’s arteritis)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동맥경화증이다. 하지 말초동맥 뿐만 아니라 관상동맥과 뇌혈관에도 동일한 병변을 일으키므로 말초동맥질환 환자가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가 있다.
 
2만 명의 말초동맥, 관상동맥 및 뇌혈관 동맥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The Clopidogrel versus Aspirin in Patients at Risk of Ischaemic Events (CAPRIE) trial에 의하면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411%가 관상동맥과 뇌동맥에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86%의 환자는 3가지 질환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사망은critical limb ischemia 환자의 경우1년에 20∼25%가 사망하며 말초동맥질환이 없는 경우와 비교하여 6배 이상의 심장 혈관에 의한 사망율을 보인다. 사망의 원인으로는 주로 반 이상이 관상동맥질환에 의하여 발생하며 25% 정도가 혈관질환과 관계없는 이유로 사망하며 10% 정도가 뇌혈관질환으로, 그리고 말초동맥질환 자체로 사망하는 것은(예를 들면 복부대동맥류 파열) 10% 이하로 알려져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의 동반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만성적인 혈관 폐색이 일어나는 병변의 하나로서 복부 대동맥이나 하지 혈관의 협착이나 폐색으로 인해 운동이나 안정 시에 하지 혈류가 감소되는 상태를 일컫는다.
 
이 질환은 관상동맥질환과 마찬가지로 40세 이후 발병하기 시작하여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며, 유병율은65세 이상에서 10%, 80세 이상에서 20%로 알려져 있다. 말초동맥질환이 잘 발생하는 부위는 서혜인대(inguinal ligament) 상방의 복부대동맥과 장골동맥(30%), 대퇴부 대퇴동맥과 무릎부위의 슬와동맥(90%), 무릎 아래 경골동맥과 비골동맥(50%)이고, 고령이거나 당뇨 환자는 원위부의 작은 동맥에 잘 발생한다.
 
말초동맥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병태 생리는 혈소판 활성화와 혈전생성이며, 저밀도지질단백의 증가와 고밀도 지질단백의 감소, 혈관내피세포의 기능부전, 산화스트레스, 흡연이나 비만 등이 이 질환을 진행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말초동맥질환에 의한 통증은 막힌 동맥의 원위 조직에 산소나 영양소 공급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허혈 증상으로, 이것이 더 진행되면 세포손상이나 피부궤양과 같은 조직손상 또는 괴저가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말초동맥질환의 원인인 동맥경화증은 50세 이상 중년의 연령에서 약12%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동맥경화증은 경제 발전과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하여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인에서도 가장 주요한 사망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동맥경화는 전신성 혈관질환으로 관상동맥, 뇌혈관, 말초동맥 등과 같이 중요 기관의 혈관을 침습하여 다양한 임상 증상들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혈관 질환들은 각각 분리되어 발생하기 보다는 서로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예를 들어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말초동맥질환 병변이 동반되는 경우는 약30% 정도로 보고 되고 있으며, 말초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관상동맥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는 30∼5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말초동맥질환은 심혈관계 위험인자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설사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병력이 없는 환자라 하더라도 심혈관계 사망의 상대적 위험도가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계질환을 가진 환자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이러한 사망율은 남녀간의 차이가 없으며 무증상의 환자에서도 증가되어 있다.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하면 심근경색증, 뇌졸중의 발생위험이 각각 20~60%, 40%까지 증가되고, 심혈관계질환에 의한 사망위험이 2~6배나 증가한다.5년사망율은 30%에 달하며 이 중 75%가 심혈관계질환과 관련된 사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간헐적 파행이 있는 환자의7%는 하지동맥우회술이 필요하고4%는 절단을 하게 되며16%는 파행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대부분의 환자는 파행증상이 안정되거나 오히려 호전되는 경향을 보이며, 심한 하지허혈로 발전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예후는 말초동맥의 폐색 자체보다는 함께 가지고 있는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말초동맥질환과 당뇨의 유병율에 대해 Framingham Heart Study에 의하면 증상이 있는 말초동맥질환자의 20%가 당뇨 환자라고 보고하였으나 말초동맥질환 환자 중에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당뇨 환자의 경우 말초 신경병증에 의해 통증에 대한 감각이 둔화되어 있어 유병율이 실제보다 적게 보고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또한 ABI(ankle brachial index; 발목-상완지수)를 측정하여 평가한 당뇨 환자에서의 말초동맥질환의 유병율은40세 이상에서는20%, 50세 이상에서는29%까지 보고되어 당뇨가 없는 환자에서의 유병율(전 연령에서4.6∼29%) 보다 높음을 알 수 있다.
 
말초동맥질환의유병율은 우리나라의 경우 50세 이상에서20명중 1명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며, 이 질환에 노출된 환자 중 50% 이상이 다리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있지만 대부분 '늙어서' 자연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유럽이나 미국의 보고를 보면 ABI를 기준으로(0.90 이하로 할 때) 45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7% 정도가 발견되고 그 중에 증상이 있는 경우가22%로 보고 되고 있다. 가장 경미한 증상인 간헐성파행통(intermittent claudication)을 기준으로 하면 55세 이상의 환자16∼20%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말초동맥질환의 증상은 주로 하지에 허혈에 의한 파행통, 휴식통, 낮지 않는 궤양, 그리고 소위critical limb ischemia (중증사지허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