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31, 2007

동맥경화성 하지통증

걸을 때마다 종아리가 땅기고 터질 것 같은 통증 때문에 다리를 절어야 했던 이모씨(50). 걸을 때만 나타났던 다리 통증은 점점 심해져서 가만히 멈춰서 있을 때도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났고, 계단 오르기나 등산과 같은 운동은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었다.

근육통이나 관절염 정도로 생각하고 물리치료도 받고 한방치료도 받아 보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통증이 시작되고 10년 만에야 통증의 원인이 다리혈관의 동맥경화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씨처럼 걸을 때 다리에서 통증을 느껴 다리를 절며 걷거나 걸음을 멈춘다면 관절염, 근육통 보다는 다리혈관의 동맥경화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다리에 피를 공급하는 하지 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 하지에 혈류공급이 줄어들어 이러한 증상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걷는 거리에 따라 장딴지의 통증, 경련, 피로가 생긴다. 운동 중에만 간헐적으로 다리 통증이 나타나다가 잠시 멈춰서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동맥경화증이 더 진행되면 휴식상태에서도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나고 감각 이상도 동반하게 된다.

이러한 환자는 보통 관절염, 근육통으로 잘못 알고 여러 의료기관에서 물리치료 및 통증치료를 장기적으로 받는 경우가 흔하며, 종종 한의원에서 뜸을 뜨거나 침을 맞기도 한다. 이는 대단히 위험한 일로 혈관 공급이 부족한 하지에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고, 쉽게 감염을 유발시켜 궤양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다리혈관의 이상이 의심되면 혈관검사(ABI test)나 초음파, CT 등을 이용하여 혈관의 병변 부위를 고통 없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리혈관의 동맥경화는 심하지 않을 경우 금연하고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된다.

하지만 중증일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하거나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중재적 시술’을 하기도 한다. 더 심할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막힌 혈관을 제거하고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주는 ‘혈관재건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렇듯 초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아주 심할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우를 범할 수 있으므로 50대 이상에서 흡연력이 있거나 당뇨병이 있다면 혈관검사(ABI test) 3년에 한번씩은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 동맥경화성 하지통증과 신경학적 하지통증의 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