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연: Ulrich Tukur(울리히 터커, 독일 배우, 그루비치 役),
Sebastian Koch(세바스티안 코치, 독일 배우, 드라이만 役),
Martina Gedeck(마티나 게덕, 독일 배우, 크리스타 役),
Ulrich Muhe(울리히 뮤흐, 독일 배우, 비즐러 役)
☞ 감독: 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독일 감독)
☞ 15세 관람가, 드라마 영화, 상영시간 137분, 2007년 3월 22일 국내 개봉
◈ 줄거리
보이지 않는 정보국 요원의 삶과 변화를 그린 영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5년전인 1984년 동독. 나라와 자신의 신념을 맹목적으로 고수하던 냉혈인간 비즐러(울리히 뮤흐 分)는 인정받는 동독의 비밀경찰(스타지)이며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세바스티안 코치 分)과 그의 애인이자 여배우 크리스타(마티나 게덕 分)를 감시하는 중대임무를 맡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드라이만을 체포할 만한 단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비즐러는 오히려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삶으로 인해 감동받고 사랑을 느끼며 이전의 삶과는 달리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비즐러의 삶에는 조용하지만 치명적인 파문이 일어나게 되는데...
◈ 관람후기
영화 '타인의 삶(The Lives Of Others, Das Leben Der Anderen, 2006)'은 통독 전 동독을 무대로 국가적 신념이 곧 자신의 신념인 비밀경찰 비즐러가 국가의 명령을 받아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인기 여배우 크리스타 부부의 삶을 감시하던 중, 깊은 인간애를 느끼며 자신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며, 그들의 모습에 서서히 자신의 신념이 변화된다는 줄거리이다.
영화의 한국판 포스터는 '난 그들의 삶을 훔쳤고 그들은 나의 인생을 바꿨다'라는 헤드카피로 더 이상의 영화 내용에 대한 부연 설명이 필요치 않게 표현되었으며,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다정한 모습이 눈에 띄는 이미지로 영화의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반면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비즐러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눈빛은 포스터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긴장감을 더하여 궁금증을 더욱 자아내게 했다.
'도베르만(1999)', '십자군(2000)' 등 단 2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한 경력을 지닌 신인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독일 쾰른에서 출생하여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브뤼셀에서 자랐고 러시아의 상크트뻬쩨르부르크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 옥스포드에서 정치학, 철학,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가 영화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 제작된 리차드 아텐보로(Richard Attenborough) 감독의 '러브 앤 워(In Love and War)'의 스태프로 참여한 후, 뮌헨방송영화학교 영화연출과정에 등록하면서부터였다. 감독으로써 경력은 일천(一喘)한 그가 어떻게 그토록 섬세한 연출(자신의 신념과 안정적인 삶 속에서 갈등하는 비밀경찰과 예술가 부부의 모습과 시대적 배경을 초월한 인간애)이 가능했는지는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의문으로 남았다.
이 영화는 2006 독일아카데미 7개부문(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수상을 기록으로 많은 화제가 되었으며, 2006유럽영화상의 주요부문인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유럽이 선정한 최고의 영화'가 되었다. 이어 영국 2006 런던영화상 최우수각본상, 스웨덴 골드베틀 영화상, 덴마크 로버트 영화상 등 유럽 각국을 대표하는 영화상을 휩쓸었다. 또한 각종 영화제(2006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 관객상, 2006 캐나다 벤쿠버 영화제 최고인기상, 2006 미국 덴버 영화제 관객상, 인기상 등을 수상하며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 전세계 영화팬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 영화이다. 결국 유럽대륙을 넘어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6 LA 비평가 협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 2007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으며, 2007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였다.
이 영화는 크게 화려한 액션이라던가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을 성찰한다는 스토리와 비밀경찰, 극작가, 비밀경찰, 극작가 부인, 이 세 명의 극중인물이 조금씩 얽히고 얽히는 긴장감 있는 구조를 통해 영화 전반을 이끌어간다. 그렇지만 크게 지루하지는 않다. 오히려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타인의 삶'을 위해 자신의 지위나 자신의 명예, 그리고 자신의 사상마저 다 버린 비밀경찰의 보직 해임, 그리고 그의 명성에는 전혀 걸맞지 않는 직업을 보여주면서도 하나의 부끄러움이나 불만 없이 삶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비밀경찰의 모습에 훈훈함을 느끼게도 해주었다.
5년의 시간이 흐른 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드라이만은 통독 전 동독에서 자신을 감시했던 기록을 찾아보던 중 HGW XX/7(비즐러의 코드명)이라는 요원이 자신의 증거를 없애준 것에 대해 알게 된다. 2년의 세월이 흐르고 드라이만은 '선한 사람들의 소나타'라는 책을 출간하고, 우연히 서점에서 책을 펼쳐 보던 비즐러는 책 머리말에는 'HGW XX/7에게 헌정함' 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는 것을 보았다. 이 마지막 장면의 감동은 영화를 직접 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