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은 인체의 장기가 발달하고 성장하는데 필요한 요소이다. 또한 유전자는 부모의 육체적, 정신적 특성을 자녀에게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성인에게는 약 50억 개의 세포가 있다. 이 가운데 적혈구를 제외한 모든 세포는 DNA로 만들어진, 한 세트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DNA는 이중나선형 구조로 되어 있으며, DNA를 이루는 두 가닥의 분자는 일련의 핵 염기들에 의해 중앙에서 서로 연결된다. 이렇게 꼬인 DNA는 세포핵 속에 있는 ‘염색체’라는 구조물이 된다.
인간의 유전자는 22쌍의 상염색체와 2개의 성염색체 속에 들어 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각각 쌍을 이루는 염색체 가운데 하나씩을 물려받는데, 각 세포는 2개의 유전자 복사본을 갖게 된다. 각각 23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면 서로 쌍을 이루어 한 세트의 유전자가 만들어진다.
인체 세포에는 약 9만 쌍의 유전자가 존재한다. 모든 유전자는 필요할 때 하나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 DNA에 있는 핵 염기의 순서가 이 정보를 제공한다.
모든 체세포는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각각의 조직과 기관에 따라 서로 다른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이런 이유로 각 체세포에 있는 유전자 중 많은 수는 영원히 드러나지 않고 잠자는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필요할 때가 되면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장치가 작동한다. 가끔은 한 쌍의 염색체 유전자가 똑같을 수도 있다. 반대로, 어떤 유전자는 한 쌍을 이루고 있긴 하지만 서로 약간씩 다를 수도 있다. 이런 것을 ‘대립형질’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사람마다 머리 색깔이나 코의 길이가 달라진다.
단 0.1%에 불과한 유전자의 차이가 개인의 독특한 모습을 결정하는 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유전자가 서로 다르다고 해서 기능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눈이 파란색이든 갈색이든 시력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낭포성 섬유증이나 겸상 적혈구증 같은 일부 유전성 질환은 비정상 유전자에 의해 생긴다. 또한 유전자는 관상동맥 질환이나 대장암, 유방암 같은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 그 속에 들어 있는 유전자도 새로운 세포가 완전한 세트를 가질 수 있도록 복제된다. 정자나 난자가 만들어질 때에는 염색체들이 서로 결합하여 세포가 분열되기 전에 유전자를 교환한다.
이렇게 유전자 교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새로 태어나는 아기는 부모나 형제와는 다른 자신만의 특성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