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닥터 지바고 (Doctor Zhivago, 1965)'

◈ 기본정보

 

☞ 출연: Omar Sharif(오마 샤리프, 이집트 배우, 유리 지바고 役),

            Julie Frances Christie(줄리 크리스티, 인도 배우, 라라 役),

Geraldine Chaplin(제랄딘 채플린, 미국 배우, 토냐 役),

Alec Guinness(알렉 기네스, 영국 배우, 예브그라프 役),

Rod Steiger(로드 스테이거, 미국 배우, 코마로프스키 役),

Thomas Daniel Courtenay(톰 커트니, 영국 배우, 파샤 役),

Siobhan McKenna(시오반 멕켄나, 영국 배우, 안나 役),

Ralph Richardson(랄프 리차드슨, 영국 배우, 알렉산더 役)

 

☞ 감독: David Lean(데이비드 린, 영국 감독)

 

☞ 12세 관람가, 로맨스·드라마 영화, 상영시간197분, 1978년 1월 1일 국내 개봉.

 

◈ 줄거리

 

러시아 혁명(Julian calendar 1917년 10월 24일, Gregorian calendar 1917년 11월 6일)으로 한바탕의 역사적 지각변동이 일어난 후의 러시아에서 유리 지바고(오마 샤리프 分)의 형 예브그라프(알렉 기네스 分)는 유리와 그의 연인 라라(줄리 크리스티 分)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찾고 있다. 그는 유리와 라라의 딸로 추정되는 소녀에게 유리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에 대해 들려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8세의 나이에 고아가 된 유리 지바고는 그로메코가(家)에 입양되어 의사이자 시인으로 성장한다. 그는 1912년 어느 겨울 밤, 크렘린 궁성 앞에서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기마병에게 살해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일 이후 그는 사회의 여러 뒷면들을 접하게 되고, 의학을 공부해 빈곤한 사람들을 돕고자 꿈꾼다. 그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여인인 그로메코가의 고명딸 토냐(제랄딘 채플린 分)와 장래를 약속하면서 열심히 의학실습에 몰두하는데 운명의 여인 라라와 마주친다. 그녀는 어머니의 정부인 정계 유력인사 코마로프스키(로드 스테이거 分)에게 정조를 빼앗기자 사교계의 크리스마스 무도회장에서 코마로프스키에게 방아쇠를 당겨 총상을 입힌다. 유리는 이 총격에 놀라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그녀를 데리고 나갔던 그녀의 연인 혁명가 파샤(톰 커트니 分)의 모습과 함께 그 여인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유리는 토냐와 결혼을 하여 단란한 가정을 꾸리던 중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군의관으로 참전하였고 그곳에서 우연히 남편 파샤를 찾아 전장으로 나온 종군 간호사 보조원으로 변신한 라라를 만나 같이 일하게 된다. 내전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유리와 라라는 서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각자의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1917년 혁명군이 점령한 모스크바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자유롭고 감상적인 유리의 시가 혁명정부 세상에서는 비판대상이 되어 유리와 같은 지식인은 제일 먼저 숙청될 대상이었다. 유리는 비밀경찰이 되어 나타난 이복 형과 만나게 되고, 자신이 숙청대상이란 것을 알게 된다. 유리의 가족은 이복 형의 도움을 받아 우랄 산맥 근처의 오지 바리끼노로 이주한다. 궁핍하지만 농사를 짓고 평화로운 전원 생활 속에서 시를 쓰며 안정을 찾게 된 유리는 벽지 생활의 적막함을 달래기 위해 시내에 있는 도서관을 찾게 되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그 근처로 이주해 온 라라와 운명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 이때부터 유리는 아내 토냐 몰래 라라와 밀회를 지속하게 되며 그들의 사랑이 깊어지게 된다.

 

아내와 라라 사이에서 갈등하던 유리는 마침내 라라에게 작별을 고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적군(빨치산)에 납치되어 그들의 군의관으로 일하게 된다. 몇 년 후 빨치산에 잡혔던 유리는 천신만고 끝에 집에 돌아오지만 이미 가족들은 어디론가 떠난 후이고 라라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리와 라라가 그들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코마로프스키가 그들을 찾아 와 죽었다고 알려진 라라의 남편 파샤가 적군의 지도자로 살아있었으나, 라라를 찾아오다가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파샤의 부인인 라라의 신변이 안전치 못하다고 알려준다. 결국 유리는 ‘얼음궁전’에서 짧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 후, 라라의 안전을 위해 그녀를 떠나 보낸다.

 

시간이 흐른 뒤, 전차에서 우연히 라라를 보게 된 유리는 그녀를 소리쳐 부르다가 심장마비로 길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이것도 모르고 라라는 내란 통에 잃어 버린 유리와의 사이에서 난 딸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 관람후기

 

영화 '닥터 지바고 (Doctor Zhivago, 1965)'는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서 '시대에 소송을 제기한 이단자'라 불리웠던 소련의 시인이자 작가인 Boris Leonidovich Pasternak(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유일한 장편소설인 동명의 원작소설을 영화화 한 추억의 명작으로, 러시아 혁명기를 살다간 자유주의자 휴머니스트 의사이자 시인인 닥터 지바고의 사랑과 인생을 다룬 작품이다.

 

원작소설 '닥터 지바고'는 문학 내외적 인생이 집약되어 있는, '소련 반세기만에 처음 나온 문학 작품'으로 불리는 소설로, 시와 산문이 교차하는 지점에 새로운 표현의 가능성을 모색해 온 작가의 숙원이 실현된 작품, 공산당 집권하의 소련에서는 출간이 금지되었으나 그 원고가 서방세계로 반출되어 1955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출간되었으며, 1956년에 노벨 문학상 수상작으로 지명된다. 그러나 소련 정부의 저지로 수상은 거부되었다.

 

러시아 수정 자본주의 혁명이라는 대로망이 전개되는 이 영화는 러시아 혁명이 정치적·사회적인 선택을 용납하지 않는 절박한 시대상황 속에서도 개인적인 자유의 세계로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지식인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으며, 광활한 대자연과의 교감, 영원한 러시아를 상징하는 여성 라라에 대한 유리 지바고의 사랑, 시대의 편승자와 낙오자로 구분되는 수많은 극중 인물의 운명을 통해 혁명과 사회주의의 현실에 대한 심각한 환멸, 종교적인 새로운 통일적 원리에 대한 동경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David Lean(데이비드 린) 감독이 이 영화 전에 만든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 1962 )'에서 로렌스를 미워하다, 나중에 동지가 되는 알리역을 맡았던 이집트계 Omar Sharif(오마 샤리프)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그는 의사이자 시인으로 등장하여 시인의 상처받기 쉬운 감성과 순결한 지성, 두 여자를 모두 사랑하는 복잡한 심정을 훌륭하게 표현하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며, 아카데미 시상에서 음악상, 의상상, 미술상, 촬영상, 각색상 등5개 부문을 석권(1966)했으며, 골든클로브 음악상, 각본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작품상 등을 수상(1966)하기도 하였다. 제작은 이탈리아의 국제적인 프로듀서 Carlo Ponti(카를로 폰티, 소피아 로렌의 남편)가 맡았으며, 스페인의 마드리드 근교의 과다하라 평원에서 올로케이션 하였다고 한다.

 

이 영화 역시 원작소설과 마찬가지로 소련은 물론 러시아에서도 상영을 당 시대에는 못하고 1994년에 이르러서야 러시아에서 첫 상영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본인이 1992년 우연한 기회에 모스크바 국영 방송의 특집 '한국에서 온 특별한 의사'에 출연, 인터뷰 중 '닥터 지바고'를 감명 깊게 본 영화라 했을 때 아무도 이 영화를 모르던 일화가 생각난다.

※ 러시아 혁명(Russian Revolution)

 

1917년 11월(구력 10월) 러시아에서 발생한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는 1905년의 제1차 러시아 혁명과 1917년의 3월 혁명(구력 2월)을 포함하는 러시아의 사회변혁 혁명을 일컫는다.

 

러시아는 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태양력인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을 혁명 이후에 받아들인다. 율리우스력은 그레고리력보다 13일이 늦다. 따라서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날짜는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1917년 2월 23일과 10월 24일이지만, 그레고리력으로는 각각 3월 8일과 11월 6일이 된다. 러시아에서는 1917년의 두 차례 혁명을 ‘2월 혁명’과 ‘10월 혁명’으로 나타낸다. 러시아가 구력과 신력의 차이를 설명하면서까지 '2월 혁명', '10월 혁명'이란 표현을 고집한 것에는 자신들의 혁명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는 것 같다.

 

1905∼1907년의 혁명을 소련에서는 제1차 러시아 혁명이라 하였고, 1917년 3월(구력 2월)과 11월(구력 10월)의 혁명을 소련에서는 전자를 '2월 혁명' 또는 '2월 부르주아 민주주의혁명', 후자를 '대(大)10월 사회주의혁명'이라고 하였다. 이는 혁명 전 러시아에서는 16세기까지 유럽에서 쓰였던 '율리우스 력(Julian calendar)'을 사용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