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향한 열정(Passion for the Inner World)』이란 소제(小題)의 공간에서는 빛과 색을 강조한 인상주의(印象主義, Impressionism)와 야수파(野獸派, Fauvism), 그리고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의 그림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의 『패럿 튤립(Parrot Tulip, 1905)』,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장미 정원이 있는 집(The House Amidst the Roses, 1925)』과 ‘폴 시냑(Paul Signac, 1863~1936)’의 『베니스의 핑크빛 구름(Venice, The Pink Cloud, 1909)』, 『앙티브의 폭풍(Antibes, Storm, 1919)』, 『앙티브의 탑들(Antibes, the Towers, 1911)』과 같은 작품에서부터 야수파의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 1877~1969)’의 『푸른 눈의 여인(Woman with Blue Eyes, 1908)』과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작품인 『모성(Motherhood, 1914)』, 『비테프스크 마을 풍경(Vitebsk, Village Scene, 1924~1926)』, 『잠자는 여인과 꽃(Sleeping Woman with Flower, 1972)』, 『연(The Kite, 1926)』, 『겨울의 신혼부부(Bridal Couple in Winter, 1969)』 등이 관람객을 기다리며 맞이했다.
먼저, 기존의 신인상주의(新印象主義, Néo-impressionnisme)파 그림보다 강렬한 색채의 강도와 풍부해진 색채의 대비를 보여주는 ‘앙리 마티스’의 점묘화 정물화인 『패럿 튤립(Parrot Tulip, 1905)』이란 작품을 통해 정물화의 ‘빛과 볼륨, 진동의 효과(거친듯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정물화)’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으며, 빛에 의해 인식되는 시각적인 자연의 모습을 손 빠른 붓터치로 화폭 위에 구현한 ‘클로드 모네’의 작품과 수직, 수평의 구도로 색을 체계적으로 분할하여 색점(色点)으로 표현한 ‘폴 시냑’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클로드 모네’의 『장미 정원이 있는 집(The House Amidst the Roses, 1925)』은 푸른 풀잎, 붉은 장미, 파란 하늘, 보랏빛 지붕 등 강렬한 색채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색들이 따로 놀지 않고 서로 잘 어우러져 환상적인 느낌마저 품어내고 있었으며, '폴 시냑'의 『베니스의 핑크빛 구름(Venice, The Pink Cloud, 1909)』은 물에 비친 배와 성당의 그림자가 예쁘게 살아나는 점묘화의 광학적 특성을 흠뻑 표출했다.
야수파(野獸派, Fauvism)에 이르러서는 색채를 단순히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원색 등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여 색 자체가 작가의 주관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목적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야수파의 작품에서는 원근법과 정확한 데생 등이 무시되고 짤막하거나 길고 대담한 선, 자유로운 구성을 통하여 자연이 작가의 주관적인 감정에 의해 재창조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야수파의 일원으로 파리 미술계의 유행을 선도한 네델란드 출신 ‘키스 반 동겐’의 작품을 보면, 그는 주로 화류계 여성들을 대상으로 자유분방하게 '팜므 파탈(Femme Fatale)'을 묘사했음이 보인다. 작은 화폭에 간신히 묘사되어 있는 젊은 여자의 머리가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졌으며, 목은 가늘고 섬세하지만 아몬드처럼 생긴 눈은 유난히도 크고 푸른 색으로 빛나 마치 최면에 걸린 듯하였다.
반면, 어떤 화파에도 속하지 않았던 '마르크 샤갈'은 노랑, 파랑, 빨강의 색조를 더 한층 깊이 있게 부드러움으로 정제하여 삶의 기쁨, 희망과 평화를 나타내고 있었다. 샤갈은 유년시절의 경험, 러시아의 민족 주제와 유대인의 성서 등에서 주제를 찾아 신을 향한 경배와 인간의 구원적 삶을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모성(Motherhood, 1914)』이라는 작품에서 샤갈은 단순히 어머니와 아기 사이에 일어나는 반복된 일상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아기의 탄생이 기적과 경외의 특별한 사건이라는 점을 분명이 강조하며 모성이라는 모티브를 사랑스럽고 우아하게 묘사했다. 샤갈의 종교화를 보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방식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 주변은 어둡고 주인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경건하고 엄숙한 느낌을 한껏 살리는 일반적인 종교화와 달리 그는 엄숙함을 종교화에 굳이 강요하지 않았다. 요셉도, 성모 마리아도,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까지 모두 소박하면서도 귀엽게 그려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남부 프랑스 저녁의 푸르름을 매우 잘 담아내어 "샤갈 블루(Chagall Blue)"라는 말까지 탄생시킨 푸른 빛이 캔버스 전체에 가득 채워져 있는 『잠자는 여인과 꽃(Sleeping Woman with Flowers, 1972)』이란 작품에서는 프랑스의 소박하면서도 환상적인 정취를 샤갈 특유의 전형적인 방식으로 담아내고 있었다.
인상주의(印象主義, Impressionism)와 야수파(野獸派, Fauvism), 그리고 ‘마르크 샤갈’의 작품을 관람하면서 이 시기 작가들의 내면을 표현하고자 열정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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