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16, 2010

Snooping … 흔적 살펴보기 … 사람을 읽는 예리한 안목 - 2.

스누핑 작업을 할 때 주의사항
 
스누핑은 주변의 작은 사물들, 일상적인 물건과 공간 등을 토대로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 사람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다. 어떤 물건이 그 물건의 소유자를 대변하고, 방의 상태가 방의 주인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방이 어질러져 있으면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는 아니라는 유추가 가능하듯이 말이다.

상대의 성격을 꿰뚫어보고 싶다는 욕구는 인간의 본능이다. 상대의 지적 수준, 취향, 성향 등을 미리 알면 보다 원활히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역으로 활용하면 상대가 나를내가 원하는 모습의 나혹은상대가 원하는 모습의 나로 보게 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스누핑 작업의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스누핑 작업의 한쪽인 스누퍼는 다른 한쪽인 상대방인 스누피에 대해서 올바르게 파악하고자 할 것이며, 반대로 스누피는 스누퍼의 예리한 안목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 나아가서 스누퍼가 원하는 성향으로 자신을 위장(?)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으로 스누핑 작업을 잘 못하게 되면 오히려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발생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샘 고슬링 박사는 올바른 스누핑 작업을 방해하는 요소로 다음과 같은 5가지의 함정을 꼽았다.

첫째는 첫인상은 강력한 최면이다라고 하여 상대의 첫인상으로 인한 선입관으로 객관적인 판단에 실수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혀 객관적으로 주어진 단서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둘째는 엉뚱한 단서에서 의미를 유추하지 말라는 것이다.  만일 어떤 공간 속에 있는 사물이 상대의 물건이 아니거나 혹은 상대의 일반적인 행동에 의한 것이 아닐 경우인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상관없는 단서를 활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나의 사실이나 물건만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쉽게 단정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이는 발견된 물건이 그 사람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받은 것일 수도 있고, 학교나 직장에서 일괄적으로 지급받은 용품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누핑 작업시에 여러 사실을 충분히 관찰하고, 거기서 일관성을 찾아 내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당신이 찾아낸 단서가 일관성이 없는 증거일 경우에는 스누핑은 실패할 것이다.

넷째로는 틈새에 맹점이 있음을 명심하고 누군가를 알고자 한다면 조그만한 단서라도 상대방과의 연결고리가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번째로 스누핑 작업 시에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하였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알고자 한다면 기본적으로 상대와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본인은 한 가지 추가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는데, 어쩌면 이것이 성공적인 스누핑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문화적 정서를 간과(看過)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스누핑(Snooping) 작업에서 스누퍼 (Snooper)나 스누피(Snoopee)가 서로 다른 문화적 체계에 놓여 있다면, 스누퍼는 반드시 스누피가 속한 문화와 정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스누핑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이는 스누핑 작업에 대상자인 스누피의 성격에는 기본적으로 그가 머물던 사회의 문화와 정서 등 모든 것들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학적 사실과 관찰을 기반으로 심리학적 분석을 하는 데는 반드시 스누피가 속한 사회의 문화와 정서를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야만 단순한 직감을 넘어 과학적으로 상대를 정확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스누핑에 숙련되어 통찰의 안목이 몸에 익숙해지기를 바란다면, 위에 기술(記述)된 사항을 항상 염두해 두고 주의 깊게 스누핑 작업에 임해야 할 것이다.

스누핑의 효과
 
먼저, 스누핑을 경영 현장에서 접목시킨 활용사례를 살펴보면, 당신이 어느 조직의 리더라면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동기부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동기부여를 위해 스누핑을 이용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직원들이 스스로에 대해 갖는 생각이나 실질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정확하게 알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사람들이 겉으로 말하는 것과 실제 속마음은 다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누핑은 속마음을 알아차리는데 무시할 수 없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책상에 비싼 자동차 사진을 붙여 놓은 직원에게는 아마도 자신이 하는 일이 재정적으로 어떤 이익을 안겨주게 될지 설명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다. 반면에 가족이나 친구 사진을 많이 붙여놓은 사람에게는 뭔가 그에 걸맞은 다른 기대 가치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의 경우 사회적 연결고리를 중요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듯 스누핑을 제대로만 한다면 직원의 성과도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다음은, 두 사내아이를 키우고 있는 본인의 입장을 고려, 자녀 양육에 항상 신경을 놓을 수 없는 부모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스누핑을 자녀 양육에 접목했을 때의 효과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상대의 소지품 등과 같은 물건이나 공간의 흔적 만으로도 상대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스누핑은 단순한 직감을 아닌 과학적으로 객관적인 정황에 의해 상대를 읽는 기술이기 때문에 자녀 육아에서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일상의 행동을 통해서 다양한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녀 양육에 스누핑을 적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장점은 양육 대상자인 자신의 자녀를 객관적으로 바로 봄으로 인하여 자연히 형성되는 부모와 자식간의 원만한 관계라 할 수 있겠다.

자녀의 개별성을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자녀가 기대하지 않았던 행동을 보이더라도 화가 덜 날 것이고, 반대로 자녀의 입장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지켜봐 주는 부모가 싫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는 자신의 자녀가 어떤 성향이나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빨리 알아챈다면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되기 때문인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특히 엄마가 자신의 자녀를 공정하게 바라보기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다. 따라서 엄마의 주관이나 성격과 취향, 경험, 욕망, 아이에 대한 과도한 기대, 고정관념 등을 뛰어넘어 자녀를 객관화하여 스누핑하는 작업에 많은 노력과 인내를 투자해야 할 것이다.

자녀를 제대로 스누핑하기 위해서는 부모는 스스로 자신의 기질과 성향, 관심 분야를 안 다음 자녀의 말과 행동을 살펴 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잘하면 자신이 잘한 것처럼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반대로 못하면 마치 자신이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화가 나거나 위축되는 것을 흔히 경험할 수 있다.

이것은 부모가 자신을 자녀와 동일시하거나 정서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인 것이다. 부모와 자녀 간에 객관적인 시선을 갖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스누핑은 불가능하다. 자녀를 올바르게 스누핑 하기를 원한다면 자녀를 자신의아바타(Avatar, 가상사회에서 자신의 분신을 의미하는 시각적 이미지)’로 여기는 것에서부터 탈피하기 바란다.

보다 완숙된 결과를 도출하고자 하여, 자녀를 스누핑하기 이전에 부모님들이 자신의 성향을 먼저 객관적으로 알고 싶다면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심리검사를 받아 볼 것을 추천한다(http//mbtitest.net). MBTI검사는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인 스위스 정신의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7~1961.6.)의 성격유형 이론을 근거로 캐서린 쿡 브릭스(Catharine C. Briggs)와 그의 딸 이사벨 마이어스(Isabel Briggs Myers), 그리고 손자인 피터 마이어스(Peter Myers)에 이르기까지 무려 3대에 걸쳐 70여년 동안 계속적으로 연구 개발한 인간이해를 위한 성격유형 검사이다. MBTI 검사지는 모두 95문항으로 구성되어 4가지 척도 『E(외향)-I(내향), S(감각)-N(직관), T(사고)-F(감정), J(판단)-P(인식)』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부모님들은 누구나 일상에서의 자녀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를 되짚어보면서 애써 천재(?)의 가능성이라도 찾으려고 노력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가령 돌이 막 지난 어린아이가 그림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보고 있으면 엄마의 눈에는언어지능이 몹시 뛰어난 아이로 보이겠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넘기는 것이다. 자녀가 보여주는 어떠한 행동도 특수한 재능으로 연결 싶어하는 우리 부모님들은 자신의 바람대로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의 해석을 피해 자녀교육에 부모자식간의 괴리(乖離)를 없애기 위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스누핑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샘 고슬링 박사가 직접 ABC 방송의 의뢰로 한 기자의 사무실을 스누핑 했던 사례 소개를 통해 여러분이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 상대방(Snoopee)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는 방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피실험자의 사무실은 전반적으로 거의 텅 비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벽에 그림도 없었고 방을 일부러 보기 좋게 꾸민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이걸 보고 방 주인이 굉장히 실용적인 걸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죠. 실제 금세 그 증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책상 전등 밑의 전선들이 굉장히 보기 흉하지만, 컴퓨터 등 책상 위 전자제품들이 작동되기에는 효과적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책상 위 물건들 역시 굉장히 혼란스럽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한 번 더 생각했습니다. 피실험자가 본래 정리 정돈에 무관심한 사람인지, 아니면 신경을 쓰지만 워낙 바빠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건지 말이죠. 가만 살펴보니 그는 흔히 다른 사무실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리 도구 - 여러 종류의 탁상용 다이어리, 연필꽂이, 최신 스타일의 접착식 메모지 등 - 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이 그가 정리정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현실에 밀려 이를 실천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 준 것이었습니다."

샘 고슬링 박사의 스누핑 이론은 물리적 공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누군가의 성격을 파악하겠다며 상대방의 공간을 이곳 저곳 기웃거린다는 것이 다소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샘 고슬링 박사 역시 스누핑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며,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인터넷 홈페이지와 같은 보조적인 수단들을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홈페이지의 장식이나 메뉴 구성은 그 사람의 성격을 많이 반영합니다. 본인이 쓴 프로필을 어떻게 꾸며놨는지도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또한 평소 어떤 음악을 즐기고, 어떤 옷을 입고 다니는 지도 그 사람의 성격을 짐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샘 고슬링 박사는 "사람은 누구나 사무실이나 자기가 살고 있는 공간에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성향을 반영한 행동의 잔여물이나 취향이 담겨있는 물건을 두기 마련"이라고 그의 스누핑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는 여러분도, 만일 여러분이 성공적으로 스누핑 작업이 가능하다면, 누군가의 성격과 취향 등을 알고자 한다면 그 사람의 책상, 사무실, 가능하다면 집 안까지 자세히 살펴보는 것으로 그 사람이 남겨둔 흔적을 통해 미리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장에 꽂혀 있는 CD나 책의 종류, 방 안의 사진이나 액자, 책상의 정리 상태 등 그 사람의 사무실이나 방에 있는 모든 것이 단서가 된다. 이를 통해서 그 사람이 개방적인지, 성실한지, 외향적인지, 친화적인지, 아니면 신경과민인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글을 읽은 여러분에게

인간은 컴퓨터처럼 순수한 논리나 광범위한 정보처리 시스템이 없는 심리적 존재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대인관계에서 누군가를 사귀거나 평가할 때 심리적인 지름길을 이용하곤 한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누군가를 만나서 상대방과 심리적인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을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이러한 시간과 불필요한, 어쩌면 상대방이 불쾌해 할 수 있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성공적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스누핑이라 생각된다.

한 사람의 공간이 그 사람의 성격과 취향을 반영한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에서 시작되는 스누핑에 대해서 샘 고슬링 박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물리적 공간이 갖고 있는 중요한 기능을 절대로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커다란 기대를 갖고 스누핑에 대한 서적이나 연구논문을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뭔가 새롭고 기발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기대에 못 미쳤거나 상식적인 수준 이상의 통찰력을 찾기 어려웠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길 바란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에게는 이미 다른 사람들의 물리적 공간을 보다 눈 여겨 보는 습관이 생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이런 점조차 잊고 살아가는데 말이다.

상대방을 읽어내기 위한 예리한 안목,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분도 스누핑을 생활에 일상화 시켜보길 바란다. 물론 누군가를 정확히 알아가는 과정이 상대방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하여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누군가의 참 모습을 알아간다는 것이 아름다운 인간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되기에 스누핑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부디 이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스누핑이 긍정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스누핑이 기술이 아닌 인술로 발전하여 거듭날 수 있기를 감히 희망한다.

※ 참고문헌:
ㆍ『스눕, 상대를 꿰뚫어 보는 힘』 샘 고슬링 저, 김선아 역, 한국경제신문사, 2010 5
ㆍ『Snoop, What Your Stuff Says About You Sam Gosling, Ph. D., Profile Books., 2009. 5.
ㆍ『EBS 다큐 프라임』 "당신의 성격 3부작" 2010 4 12~14
ㆍ『조선일보 Weekly BIZ "상대를 보지 않고도 속마음 꿰뚫고 싶은가…" 2010.9.18.
ㆍ『한국경제신문』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스눕 육아법" 2010.9.8.

※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