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요법과 외과적 수술이 주된 치료
방법이었던 관상동맥질환의 치료는 1977년 스위스의 A.
Gruentzig에 의해 관상동맥 협착병변에 경피적 관상동맥 풍선확장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면서부터 관상동맥치료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는1980년대 관상동맥 풍선확장술이 도입되어 관상동맥질환 치료의 근간을 이루게 되었고 다양한 경피적 중재시술들이
시도되었다. 불과 20여 년 전만해도 심각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의
치료는 혈전용해제와 같은 약물을 주입하고 기다리면서 지켜보거나 가슴을 절개하고 수술을 해야 하는 방법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관상동맥 스텐트가 도입되면서 치료의 흐름이 바뀌게 되었으며 현재는 다양한 종류의 스텐트가
나오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치료법 중 현재 가장 최선의 표준화된 치료법으로 스텐트 시술이 보편화되어 있다.
관상동맥질환의 내과적 치료인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에 대해 알아 보자.
▶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대표하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
관상동맥 중재술은 대퇴동맥 또는
요골동맥을 통하여 유도도관을 관상동맥 입구에 위치시키고 유도철선을 병변이 있는 부위를 통과하도록 하여 풍선도자,
절제도자, 스텐트 등 다양한 종류의 기구를 이용하여 협착 병변을 넓혀주는 시술을 말한다.
이중에서 관상동맥 스텐트가 가장
표준화된 시술로 자리잡고 있다. 초기의 스텐트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으며, 최근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약물을 도포한 약물스텐트가 개발되어 상용화되면서 재협착률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있다.
또한 여러 시술 및 지혈도구의 발달, 삽입 기술의 발달로 시술시간도 짧아지고 시술 후 회복도 빨라 1~2일
후면 퇴원 할 수도 있다.
▶ 재협착율을 줄인 약물용출성 스텐트
풍선확장술 후 35~45%되는 재협착율을 줄이기 위해 1990년대 중반부터 일반금속
스텐트가 관상동맥 중재시술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되었다. 그러나 일반금속스텐트 또한 재협착율이 평균 20~30%이었고, 특히 당뇨병, 작은
혈관, 긴 병변의 경우는 재발율이 30~40%로 매우 높아
이로 인한 반복적인 시술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재발을 줄이기 위하여 일반금속스텐트에 아교성분인
폴리머를 입히고 여기에 면역억제제 또는 세포증식억제제 를 적절하게 도포한 약물용출성스텐트
(drug-eluting stent)를 개발하였다.
2000년 초 여러 임상연구를 통하여 놀라운
성과를 입증한 약물용출성스텐트는 기존에 미국 식약청에서 승인된 단순 병변 뿐만 아니라 임상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많은 수의 복잡 병변 및 고위험군의
환자에서도 사용되었으며 약물의 종류와 병변의 특성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으나 재협착은 평균 10%이하, 재시술율은 6%이하이다. 또한 다혈관질환, 긴병변, 작은
혈관, 당뇨병환자에서도 재협착 및 재시술율을 거의 동등한 정도로 감소 시켰다.
현재 상용중인 대표적인 약물용출성스텐트는 sirolimus-eluting stent, paclitaxel-eluting stent,
zotarolimus-eluting stent 등이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스텐트의 90%이상을
약물용출성스텐트가 차지하고 있다.
▶ 약물용출성 그물망시술, 좌주간부 질환 치료에도 효과적
심장에 혈액 및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은 크게 세 가닥으로 나누게 된다. 주위에서 손가락 일부를 다친 경우 혹은 척추를 다친 경우를
예를 들면 손상의 정도가 비슷하더라도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다시 말해 손가락
일부를 다친 경우 다른 손가락으로 그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지만 척추를 다친 경우 평생을 전신 마비로 살 수 있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관상동맥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아
여러 관상동맥 부위 중 가장 중요한 부위, 즉 "모든 관상동맥이 갈라지는 입구에
해당되는 부위를 바로 좌주간부"라고 하며 팔다리 부분이 아닌 이들 전체를 관장하는 척추에 해당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관상동맥 중 작은 잔 가지가 막힌 경우 약물 치료 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있지만
좌주간부에 병변이 있는 경우 적절히 치료 하지 않으면 심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급사로 발전할 가능성이 다른 부위보다
매우 높은 병변 부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유럽의 유수한 5개 심혈관센터가 공동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147명의 기시부 및
체부 좌주간부 질환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용출성 스텐트 시술 후 2년 여간의 임상관찰 동안 재협착(그물망 내부가 다시 좁아지는) 및 이에 의한 재시술은 단지 1명 (0.9%)의 환자에서만 시행되었다.
이처럼 3~4년 전부터 재협착을 현저히 줄인 약물용출성 스텐트가 임상에 도입되면서 좌주간부 질환의 치료에도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위의 결과처럼 좌주간부의 병변 중 양쪽 관상동맥 가지가 갈라지는 말단부가 아닌 기시부나
체부의 경우 스텐트 시술에 대한 결과는 매우 우수하다.
우회술이 최선의 치료라고 인식되어
왔던 좌주간부 질환에 대한 약물용출성 스텐트 시술은 전세계 심장내과 의사들의 최대 관심사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력한 의학지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국내에서의 다기관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본 연구는 '좌주간부 질환 환자에서 경피적 관상동맥확장술과
관상동맥 우회술의 장기 결과를 비교'한 것으로, 2000년~2006년 6월까지 전국의 대학병원
12곳의 좌주간부 협착환자 2,240명을 조사한 결과이다.
이 연구는 임상적 의미에서 볼 때 현재까지 심장의 좌주간부가 막혔을 경우에는 수술이 원칙이었지만, 최근
그물망 시술이 늘어나면서 이 부위에도 수술대신 스텐트 시술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의 학문적인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스텐트시술법이 개흉을 하지 않고
국소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주고 입원기간을 단축시키는 등의 장점이 있으나 재시술율은 수술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다.
이 연구를 통하여 좌주간부 질환에
대한 최신의 치료 성과가 소개되었고 좌주간부 질환에 대한 약물용출성 스텐트시술이 기존의 치료방법인 관상동맥우회술과 비교하여 대등한 결과를 보였다.
물론 모든 좌주관부 환자에서 스텐트
시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외과적 수술을 받는 상당 수의 환자를 간단한 시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향후 본 연구를 바탕으로 이
질환에서 스텐트 치료와 관상동맥 우회술의 장기 성과를 비교하는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 약물용출성 스텐트의 현재와 미래
위에서 언급했듯이 약물용출성 스텐트느
관상동맥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역할을 하여 왔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에 약물용출성스텐트의 놀라운 유효성 (재협착율 감소)에
비하여 제한점도 제기 되었는데 약 2%정도의 환자에서는 스텐트내에 갑작스런 혈전형성으로 심근경색이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스텐트내 혈전증 (stent thrombosis)에 대한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이전 일반금속스텐트에서 수시간~수일내에 발생했던 것과는 달리 시술 이후 1달이 경과한 시간에도 발생하는
후기 스텐트 혈전증에 대한 우려가 제기 되었으며, 이는 항혈소판제의 조기중단, 신부전증, 당뇨병, 좌심실기능저하, 분지부 병변, 병변의 길이, 작은
혈관에 시술 등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러한 스텐트 혈전증 발생의 주요
기전으로 방출되는 약물에 의한 내피세포재형성의 억제, 폴리머나 약제에 대한 과민성 등이 관련되는 것으로
제기되었으나 아직 분명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약물용출성스텐트의 장기 유용성 및 안정성에
대하여서는 향후 더욱 많은 연구결과가 필요한 실정이다.
약물용출성스텐트 삽입 후 항혈소판제재의
조기 중단이 6개월 이내에 발생하는 스텐트 혈전증 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라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하여 이미 증명되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약물용출성스텐트 시술 후 항혈소판제재의 철저한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일상에서 수술이나 기타 시술 검사
등으로 인해 장기간의 항혈소판제재 중단을 필요로 하는 경우라면 재협착율이 높더라도 일반금속스텐트가 치료의 표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발치나 피부 절개와 같은 작은 수술일 경우에도 항혈소판제를 중단하고 있지만 출혈의 위험성이 다소 증가하더라도
항혈소판제재를 지속하면서 수술을 진행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 보아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랫동안
항혈소판제재 복합요법을 시행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또한 최근의 몇몇 보고에서 알 수 있듯이, 스텐트 혈전증이 철저한 항혈소판제재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약제에 대한 저항성
문제를 다시 한번 고려해 보아야 하며 이를 밝힘으로써 혈전증에 취약한 대상자를 선정하거나 추가적인 약물을 처방 하거나 개발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알려진 반드시 필요한 스텐트내
혈전증 발생 예방법으로는 아스피린을 평생 복용해야 하며, 출혈의 위험성이 낮은 경우 아스피린과 항혈소판제재(클로피도그렐)를 최소한 1년
정도 복용하여야 한다.
또한 향후 후기 약물용출성스텐트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 더욱 안정성이 확보된 새로운 약제 및 스텐트의 개발이 계속 진행 중에 있다.
스텐트는 시술 후 혈관내에서 자연스럽게
정착을 하게 되며 평생 다시 몸 밖으로 빼내거나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재발되는 경우에도 비슷한 시술
방법으로 다시 치료할 수 있다. 스텐트가 재발만 하지 않는다면 병을 야기하는 상태는 일단 치료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맥경화증이란 어느 한 부위에만
발생하는 병이 아니고 온 몸의 혈관 전체에 정도의 차이를 두고 진행되는 일종의 "병리 현상"이기 때문에 치료를 게을리 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병이 다른 부위에도 발생 할 수 있다.
또한 스텐트를 시술한 자리에도 다시
재발할 가능성은 있으므로 시술 후에도 운동, 식이 요법, 금연, 체중 조절, 약물 복용 등 지속적인 관리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