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22, 2004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The Usual Suspects, 1995)'

◈ 기본정보

출연: Stephen Baldwin(스테판 볼드윈, 미국 배우, 마이클 맥마이너스 ),
Gabriel Byrne(가브리엘 번, 아일랜드 배우, 딘 키튼 ),
Kevin Spacey(케빈 스페이시, 미국 배우, 로저 버벌 킨트 ),
Chazz Palminteri(채즈 팔민테리, 미국 배우, 데이브 쿠얀 )
 
감독: Bryan Singer(브라이언 싱어, 미국 감독)
 
청소년 관람불가, 미스터리범죄스릴러 영화, 상영시간 106, 1996 1 27일 국내 개봉

◈ 줄거리

산페드로(San Pedro, California) 항구의 부두에서 27명이 사망하고 9,100만 달러가 증발하는 유혈극이 벌어진다. 수사관 데이브 쿠얀(채즈 팔민테리 )은 유일한 생존자인 범죄자 절름발이 로저 버벌 킨트(케빈 스페이시 )로부터5인의 6주 동안의 범죄 행각에 대한 진술을 들으며 영화는 교차 진행된다.

6주전, 범죄 전문가 5명이 총기트럭 탈취 혐의에 대한 용의자들로 경찰에 불려온다. 그들은 키튼(가브리엘 번 ), 타드 하크니(케빈 폴락 ), 절름발이 로저 버벌 킨트, 맥마이너스(스테판 볼드윈 ), 펜스터(베니치오 델 토로 )로서, 유치장에서 하루 밤을 보내면서 의기투합, 범죄를 모의한다.

'뉴욕 제일 택시회사'가 부패한 뉴욕 경찰들과 결탁, 밀수품과 마약을 전국에 운송해 주고 있는데, 남미인 에메랄드 밀수업자를 태운 택시를 강탈한 뒤 이를 언론에 유출하여 부패한 경찰들만 체포되고 만다. 5명은 물건을 장물아비인 레드풋 일당과 거래하는데, 그들에게서 정보를 얻어 보석상 사울을 지하 주차장에서 털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버벌이 사울을 죽이고 만다. 이때 이들은 턴 가방에는 돈과 보석이 아닌 마약이 있자 화가 나 레드풋 일당을 찾아간다. 레드풋은 자신도 어떤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한편 이들 앞에 코바야시(피트 포스틀스웨이트 )라가 자가 나타나 자신의 보스가 전설과도 같은 무시무시한 지하 범죄 조직의 두목 카이저 소제(Keyser)라며 그가 키튼 일행을 고용하겠다는 제안을 해 온다. 그는 키튼 일행 5명의 범죄 행로를 모두 알고 이를 미끼로 삼고자 하는데, 이에 분노한 펜스터가 소제에게 살해된다. 보복을 위해 4명은 코바야시를 미행하여 소제라는 자가 있는 빌딩으로 잠입한다. 하지만 키튼은 이미 카이저 소제가 여류변호사인 자신의 애인 이디 피너란(수지 에이미스 )에게 일을 의뢰하여 인질로 삼고 있었고 결국 카이저 소제가 원하는 데로 일을 하게 된다. 그것은 산페드로 부두에서 9천만불 상당의 마약을 거래하게 될 아르헨티나 조직을 습격하여 선적된 마약을 빼앗아오는 것이었다. 키튼 일행이 마약 조직을 덮쳤을 땐 마약은 없었고 일행 타드 하크니와 맥 마이너스 마저 죽고 만다. 그리고 마침내 키튼 앞에 카이저가 나타나 죽음을 당했다는 것이 버벌의 진술이었다.

쿠얀 형사는 전직 경찰인 키튼이 재직 시 비리가 많았던 점으로 처음부터 그가 꾸민 것으로 단정하는데,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 관람후기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의 제목인 The Usual Suspects는 범죄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소환 대상에 오르는 용의자를 뜻하는 경찰 용어라고 한다.

대형 유혈극과 거액 탈취사건의 진범을 놓고 수사관과 지능범이 벌이는 두뇌 싸움을 다룬 범죄 스릴러 영화인 '유주얼 서스펙트'는 단돈 6백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35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촬영하여 비평과 흥행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영화이다. 아카데미 두 개 부문(각본상, 남우조연상) 수상의 성과를 올렸으며, 1995년 동경영화제 영시네마 대상 수상과 1995년 칸느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두명의 슈퍼스타를 배출하는데, 바로 케빈 스페이시와 감독 브라이언 싱어이다.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인 The Sundance Film Festival(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데뷔한 27살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평균적으로 자신과 거의 세대가 틀린 나이든 노련한 배우들을 이끌고 마치 퍼즐을 맞추듯 섬세하게 이야기를 배치해 놓았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표면적인 스토리를 넘어 더욱 관심을 가져 표현한 것은 '독특하고 긴 나레이션'이었다. 대부분의 영화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또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나레이션을 채택하는 반면, '유주얼 서스펙트'는 색다른 접근 방식을 선택하였다. 영화가 진행되는 매순간, 매장면마다 새로운 뭔가를 발견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며,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는 것을 퍼즐게임을 맞추듯이 풀어나가게 된다.

이 영화에서 사용된 길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독특한 스타일의 다이얼로그는 감독 브라이언 싱어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절친한 친구인 작가 크리스토퍼 맥쿼리(Christopher McQuarrie)의 장기이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게 된다. 각본은 60~70년대 범죄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특유의 긴장감과 심리묘사에 충실했을 뿐 아니라 40~50년대 영화 특유의 기관총 같은 대사를 구사하였다.

영화에 사용된 맥쿼리의 시나리오는 대사량이 상당히 긴 경향을 가지고 있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으나 장면 장면마다의 극적 긴장감과 지속적으로 흥미를 유발시키는 브라이언 싱거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는 보기 드문 반전영화이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어떤 반전이길래... 나는 그 반전에 속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반전을 찾는 것에 신경을 쓰다 보면 영화의 깊이와 내용을 놓치는 우를 범할지도 모른다. 최고의 반전 영화를 보기를 원한다면, 영화의 줄거리를 읽지 않고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범인의 베일이 벗겨지는 순간은 짧지만 그 어떤 영화의 장면보다도 강렬했다. 마지막 장면(그런 식으로... 그는 사라졌죠... 'And like that…he's gone')의 그 걸음걸이, 시선처리나의 가슴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