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21, 2003

영화 '아이리스 (Iris: A Memoir of Iris Murdoch, 2001)'



기본정보
 
출연: Kate Winslet(케이트 윈슬렛, 영국 배우, 젊은 시절 아이리스 머독 ),
Judith Olivia Dench(주디 덴치, 영국 배우, 아이리스 머독 ),
Hugh Bonneville(휴 보네빌, 영국 배우, 젊은 시절 존 베일리 ),
Jim Broadbent(짐 브로드벤트, 영국 배우, 존 베일리 )
 
감독: Richard Eyre(리차드 이어, 영국 감독)
 
15세 관람가, 드라마 영화, 상영시간 90, 2002 3 8일 국내 개봉
 
줄거리
 
아이리스 머독(케이트 윈슬렛 )은 옥스포드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던 1950년대에 영문학 강사였던 존 베일리(휴 보네빌 )를 만난다. 존은 그녀의 해박함과 시대를 뛰어넘는 자유정신에 경외심을 갖고 그녀에게 몰입하게 되지만, 그녀의 분방한 사생활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
 
그러나 학문적 동지이면서 연인으로 사랑을 키워가던 중, 두 사람은 결국 결혼하며, 이 후 40여년간 영국 최고의 지성인 커플로 함께 고락을 나누며 해로한다.
 
어느덧 노년이 된 부부에게 시련이 다가오는데, 아이리스(주디 덴치 )에게 알츠하이머 증세가 찾아온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정신세계가 무너져가고 있음을 알고 두려움에 떨게 된다. (짐 브로드벤트 )은 처음엔 아내가 치매에 걸렸음을 부인하지만, 결국 현실을 인정하고 그녀를 헌신적으로 돌본다. 그러나 존은 때때로 젊은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아내의 자유분방한 삶이 떠오를 때면, 어린 아기처럼 변해버린 늙은 아내에게 걷잡을 수 없는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5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던 아이리스는 자신을 추스르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완전히 망가져 간다. 이제 그녀의 증세가 최악에 이르러, 도저히 집에서 간병할 수 없게 되자 존은 그녀를 특수 요양원으로 보내게 되고, 이곳에서 어느 날 결국 그녀는 조용히 숨을 거둔다.
 
관람후기
 
영화 '아이리스 (Iris: A Memoir of Iris Murdoch, 2001)' 40여 년 간을 함께 한 영국의 지성인 커플, 아이리스 머독과 존 베일리의 독특한 결혼 생활을 그린 작품으로, 문학비평가이자 소설가인 남편 존 베일리가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아내 아이리스와 자신의 삶에 대하여 쓴 자전적 소설 'ELEGY FOR IRIS(아이리스를 위한 애상)'를 토대로 각색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노년의 아이리스 머독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치매를 앓다 죽어 가는 모습을 남편 존 베일리가 고통스럽게 지켜보며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되었으며, 영국의 저명한 여류 소설가 아이리스 머독의 지성과 자유로움을 추구한 보헤미안(Bohemian) 기질과 같은 인간적 면모가 그려져 있다. 노년이 된 아이리스의 초라한 모습은 주디 덴치가, 젊은 시절의 자유분방한 모습은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했으며, 젊은 시절의 존 베일리는 휴 보네빌이, 노년의 모습은 짐 브로드벤트가 연기하였다. 젊은 시절 아이리스 머독 역을 맡은 케이트 윈슬렛이 '유럽영화상 최고의 유럽 여우주연상(2002)' 'LA비평가협회상 여우조연상(2001)', 아이리스 머독 역의 주디 덴치가 '런던 비평가협회상 영국여우주연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2002)', 존 베일리 역의 짐 브로드벤트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2002)', 'LA비평가협회상 남우조연상(2001)'을 수상하였으며, 젊은 시절의 존 베일리 역을 맡은 휴 보네빌은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파노라마 단편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 영화는 본질적으로 사랑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어떻게 지켜져 가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이며, 결혼 생활에서 어떻게 독립적 삶을 지켜날 갈 수 있는가를 모색하는 탐구서적인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모든 인간관계 자체가 상대방과 자신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조율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며, 이 영화에서 바로 그것을 연출해 줬다는 까닭에서 말이다.
 
영화 속에서 아이리스 머독의 병은 존과 아이리스 두 사람 관계의 외면적 허구성을 벗겨버리고 본질적인 모습을 드러내게 해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영화적인 아름다움은 별로 느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