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17, 2008

심장판막질환

판막에 병이 있다고 주치의에게 얘기를 듣는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막연하게 심장에 문제가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설령 판막에 대해 들어봤던 사람들도 판막이 심장의 어느 부분에 있는지 무슨 역할을 하는지 등 판막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판막질환과 판막질환의 관리에 대해 언급하여 보고자 한다.
 
심장은 우리 몸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장기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이러한 심장에는 4개의 방과 4개의 판막이 있다.

판막은 심장의 수축과 이완에 맞춰 열리고 닫히는 작용을 함으로써 혈액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한다.
 
우측 심방과 우측 심실 사이에 있는 판막은 3개의 엽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삼첨판이라 하며 우측 심실과 폐동맥 사이에는 폐동맥 판막과 좌측 심방과 좌측 심실 사이에는 2개의 엽으로 된 이첨판 또는 승려의 모자처럼 생겼다 하여 승모판이라고도 불리운다.
 
또한 대동맥 판막은 좌측 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위치하게 된다. 각각의 판막들의 2~3개의 엽들이 적절하게 기능을 하게 되면 판막이 완전하게 열리고 닫히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심장판막 질환이란 판막이 열리고 닫히는 작용이 원활하지 않는 경우를 지칭하며, 기능적으로 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경우를 협착증이라 하고 반대로 열리기는 잘하지만 꽉 닫히지 않아 피가 역류하는 경우를 폐쇄부전증이라고 한다.
 
흔히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위는 대부분 좌측 심장의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의 승모판막과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의 대동맥 판막 이며, 승모판막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치료가 지연될 경우 우심방과 우심실 사이의 삼천판막 역류증도 흔히 생길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구조적 이상이 동반되는 선천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현상이고 대개는 정상적으로 유지되던 판막이 후천적으로 구조적인 병변이 발생되어 기능 장애를 초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판막 질환의 흔한 원인으로는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 시절에 앓았던 목 감기의 후유증으로 류마티스열이라는 질환을 경험하고 난 뒤, 심장 판막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고열과 피부발진 혹은 관절통으로 입원하게 되나 이러한 증상이 호전된 후 일부 환자에서 심각한 후유증으로 심장판막 또는 판막하 구조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판막의 손상이 초래되게 된다. 대개 20대 혹은 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여성들은 임신 및 출산 전후로 심한 호흡곤란을 겪기도 한다.
 
이외의 원인들로는 퇴행성 질환, 세균에 의한 심내막염에 의해서 이차적으로 판막이 새거나 좁아지는 경우, 매독이나 말판 증후군 등에 의한 대동맥 폐쇄부전증, 심근 경색증의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되는 승모판 폐쇄부전증, 그리고 판막의 선천적인 기형에 의해 빠르게 진행되는 퇴행성 변화 등도 심장 판막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감염성 질환이 흔하여 류마티열에 의한 부작용으로 생긴 판막 질환이 가장 흔한 원인이었으나, 생활 수준 향상에 의한 감염성 질환의 감소와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하여 현재는 퇴행성 변화에 의한 판막 질환이 심장 판막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장판막에 구조적인 이상이 발생하여도 곧바로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는 드물다. 인체의 모든 장기가 그러하듯 심장 기능에도 여분이 많으므로 판막협착증 혹은 폐쇄부전증이 생긴 경우 심장은 그 나름대로 병적 상황에 적응하여 증상 발현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보상 기전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은 평소에는 모르고 지내다가 임신 및 출산 전후로 심한 호흡 곤란을 겪으면서 판막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게 되는데,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 곤란이다. 처음에는 심한 운동이나 움직일 때만 숨이 찬 것을 느끼다가 점차 악화되면 안정 시에도 호흡이 가빠지고 똑바로 누워서 잠을 못 자게 되어, 꼬박 앉아서 밤을 새우는 경우도 있게 된다. 이 때에는 기침 및 가래가 심하며 흉통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판막 질환은 환자의 증상과 검사 결과에 따라 내과적 요법 혹은 외과적 수술로써 치료하게 된다. 승모판 협착증의 경우 약물치료 이외에 모든 환자에게 시행되는 방법은 아니지만, 개흉술을 하지 않고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정맥을 통해 도관을 넣어 좌측 심방에 위치시킨 후 풍선을 삽입하여 그 풍선을 협착이 되어 있는 승모판막 사이에 위치시킨 후 풍선을 확장시켜 좁아진 판막을 넓혀주는 경피적 승모판 풍선성형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병의 정도가 심하거나 내과적 치료가 여의치 않을 때 혹은 효과적이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판막질환의 수술적 치료로는 손상된 판막을 수리하는 판막성형술(valve repair, valvuloplasty),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판막으로 대치하여 주는 판막 치환술 (valve replacement)이 있다.
 
판막 성형술은 기능부전이 온 판막조직을 제거하지 않고 다듬어서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판막의 갈라진 부위가 융합되어 생긴 판막협착의 경우에는 융합된 부위를 절개하여 판막이 제대로 열리도록 시도할 수 있으며, 역류의 경우에도 변형된 판막의 모양을 교정하거나 판막링과 같은 것을 사용하여 판막을 보강해 줌으로써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이 방법에서는 인공판막치환술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판막질환에 다 적용될 수는 없어 선택된 환자에서만 시행되고, 수술 후에도 재발의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대동맥 판막 환자에서도 일부 선택적인 경우에 판막 성형술을 시도하기도 한다.
 
판막 질환이 진행되어 판막의 병변이 심한 경우에는 판막 성형 자체가 기술적으로 쉽지 않고 그 결과 또한 만족할 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아예 심하게 손상된 판막을 떼어내고 원래의 위치에 새로운 인공심장판막을 넣어주게 되는데 이것이 판막 치환술이다.
 
인공판막은 크게 금속재질로 만들어진 기계판막과 생체조직을 이용하여 만든 조직판막의 두 종류로 나뉘어진다.
 
조직판막은 동물의 판막을 특수 처리하거나 타인의 판막을 냉동 처리하여 만듭니다. 기계판막에 비해 혈전형성의 위험도가 낮아 수술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다음에는 항응고제 복용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지만 생체조직으로 되어있어 내구성이 문제된다.


기계판막은 견고하여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지만 이물질이기 때문에 혈전을 형성하기 쉬워 수술 후에 항응고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항응고제는 환자에게 출혈성 경향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복용 지침을 엄격히 지켜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러한심장 판막 수술 후 자가 관리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혈압 관리
 
혈압이 높다면 필요 시 혈압약을 복용하여 혈압을 낮춰야 한다.(수축기 혈압 90~100mmHg)
 
▣ 저염 식사
 
부종을 제거하고 적절한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소금의 양을 제한하는데 음식을 만들 때 소금, 간장, 고추장, 된장 등 모든 양념류를 평소의 1/3 이하로 줄여야 한다. 또한 라면, , 소세지, 통조림, 피자, 햄버거, 후라이드 치킨 같은 인스턴트. 가공 식품은 금지를 하고 장아찌, 젓갈, 자반이나 굴비 같은 절임 생선류도 피하고 조미료의 사용도 피해야 한다.
 
▣ 적절한 체중 조절
 
심장의 부담을 최소로 하기 위하여 체중을 정상이나 약간 적은 체중으로 유지하도록 식품의 종류는 골고루 먹되 섭취량을 제한해야 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자는 의사와 영양사의 지도를 받아 특별관리가 필요하다.
 
▣ 운동
 
입원 중에는 수술 상처로 인해 보행이 원활하지 못하지만 회복을 위해 가벼운 걷기 운동이 바람직하다.
 
수술 1~3개월의 회복기 동안의 운동은 가벼운 활동위주의 생활을 하시는 것이 좋다. 운동은 일단 안전해야 하므로 등산이나 기계를 이용한 운동 또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10~20분간, 하루에 3~4회씩 평지걷기를 하거나 고정식 자전거를 이용해 가벼운 정도의 운동을 추천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함으로써 혈압도 낮게 유지하고 수술 후 회복을 빠르게 해준다.
 
위에서 언급된 자가관리 외에도 심내막염 예방과 수술 후 복용하게 되는 쿠마딘 약물과 관련된 관리도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한 사람은 치과 치료나 수술을 받은 경우 일시적으로 세균이 혈액 속으로 들어오더라도 대부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심장판막 조직이나 인공심장 판막 또는 심장 구조에 이상이 있을 경우 혈액이 지나가면서 와류가 생기며 이때 세균이 이상조직 부위에 자리를 잡고 세균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심장 조직에 자리잡은 세균은 집단을 이루어 지속적인 세균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를 감염성 심내막염이라고 하며, 심장에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심내막염의 가능성이 있다.
 
금속판막으로 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평생 복용해야 한다. 판막 성형술이나 조직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들 중에도 수술 후 3~6개월 가량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판막 성형술의 경우에도 대부분 판막륜을 고정하는 고리 또는 링 (annuloplasty ring)이 심장 내부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구조가 자기 조직에 의해 내막화가 되기 전까지 혈전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항응고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환자의 혈전 생성에 대한 다른 위험 요인에 따라서도 항응고제 사용여부와 사용 기간을 결정하게 된다.
 
항응고제 복용은 혈액응고 검사를 시행하여 담당의사가 알려준 정확한 복용 량을 확실히 기억해 두었다가,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해야 한다. 쿠마딘을 복용하는 동안 환자들은 일상 생활의 주의점에서부터 음식과 약물 등에 있어 주의할 점들에 대한 교육을 꼭 받으셔야 하며, 또한 최소한 3개월에 한번씩 외래진료를 통해 적절한 항응고제의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장 판막은 판막이 얼마나 협착되었는가 또는 혈액이 얼마나 역류되는가, 판막질환과 관련된 기타 증상들이 있느냐에 따라 치료방침이 결정된다.
 
따라서, 활동 시 증상이 나타나거나 판막질환의 증상이 의심된다면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서 치료의 최적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