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29, 2008

실신은 심장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신은 갑작스럽게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말하며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남성의 3% 여성의 3.5%에서 실신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에서 약 1/3은 재발하게 된다.
 
실신을 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큰 걱정을 하게 되며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싸여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 실신은 왜 생기는가?
 
정상적으로 뇌는 뇌혈류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동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범위 내에서는 혈압이 변한다 할지라도 뇌혈류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뇌혈류가 8-10초 이상 심하게 감소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실신(syncope)하게 된다. 또한 이보다 짧은 시간 동안 뇌혈류가 감소하게 되면 온몸의 힘이 빠지고 식은땀이 나고 매스껍고 쓰러질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게 되는 등 실신 전단계(presyncope)에 전조증상을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 실신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실신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원인에 따라서 재발율과 예후도 다르다. 또한 간질 발작이나 뇌졸증, 뇌진탕에서 일어나는 의식장애와는 분명 다르며 감별되어야 한다.
 
실신 환자의 대다수는 예후가 비교적 양호하나 일부 환자에서는 급사의 전조 증상으로 "오늘의 실신이 내일의 급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 협심증 심근경색증 같은 관상동맥질환이나 비후성 심근증, 심부전 환자 등에서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실신의 원인이 심각한 병이 아닐지라도 넘어지면서 심하게 외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확하게 원인을 찾아 내고 이에 맞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다양한 발생원인을 갖고 있는 실신
 
실신은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크게 심인성과 비심인성 그리고 원인 불명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에서 일시적인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는 심장신경성 실신(neurocardiogenic syncope, 미주신경성 또는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도 함)이 가장 흔하다.
 
▣ 비심인성(Noncardiogenic)
 
심장신경성 (neurocardiogenic, vasovagal)
기립성 (orthostatic hypotension)
뇌신경성 (neurologic): 뇌혈관 질환, 간질성 질환
경동맥과민반응 (carotid hypersensitivity)
대사성 질환: 약물, 저산소증, 저혈당, 과호흡, 음주
정신과적 질환: 히스테리, 우울증 등
 
▣ 심인성(Cardiogenic)
 
부정맥
동기능 부전 증후군, 방실차단, 상심실성빈맥, 심실성 빈맥, 인공심박동기 기능장애 등
 
심유출로 폐쇄
대동맥 협착증, 비후성 심근병증, 좌심방 점액종, 승모판 협착증, 폐동맥 협착증, 폐동맥 고혈압, 선천성심질환
 
기타
급성 심근경색증, 불안정협심증, 관상동맥 연축, 대동맥박리
 
▣ 원인불명(Idiopathic)
 
가장 흔한 심장신경성 실신(미주신경성 또는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도 함.)은 심장자체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나 어떤 외부적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자율신경계에 불균형이 초래되어 심박수가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져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주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탁한 공기가 있는 밀폐된 곳, 더운 곳에서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상태에서 자주 발생하고 역겨운 냄새, 끔찍한 광경, 심한 통증, 배변, 배뇨, 기침 등 여러 가지 외부자극에 의해 미주신경계가 활성화 되어 실신이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심장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심장성 실신은 심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정맥으로 인한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게 되면 뇌혈류가 감소하여 실신할 수 있다. 부정맥 중에서 주로 맥박이 너무 느리거나 빠른 부정맥인 경우 실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심실 유출로에 협착이 있거나 급성 심근경색증 등에서와 같이 심기능이 갑자기 심하게 떨어지면 실신할 수 있다. 이러한 심장성 실신은 다른 경우에 비해 돌연사로 이어지는 빈도가 높아 주의해야 한다.
뇌신경성 실신은 뇌혈관에 질환으로 인하여 뇌혈류에 장애가 있거나 간질이 발생하게 되는데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간질은 뇌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지진과 같은 것으로서 심장 환자와는 달리 의식을 잃을 때 팔다리에 경련이 있을 수 있으며, 혀를 깨물고 배변과 배뇨를 할 수 있다. 또한 간질이 끝난 후에 의식이 맑지 않으며 깊은 잠을 자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심장신경성 실신이나 심장질환으로 나타나는 실신 환자들은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면 정신이 또렷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저혈당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나 공황장애 등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도 있다.
 
▶ 실신환자의 진단, 병력 청취 중요
 
실신의 원인을 정확하게 가려내는 일은 매우 어렵고 힘들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더라도 원인불명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신이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자세한 병력청취, 신체검사와 더불어 여러 가지 정밀한 검사를 실시하여 원인을 찾아내게 된다. 실신이 나타나는 전후 상황에 대한 자세한 병력은 실신의 원인을 가려내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가장 흔한 심장신경성 실신의 경우에는 피로한 상태에서 잘 발생하며 실신 전에 어지러움, 두통, 오심 등의 전구증상이 있다가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거나 대변을 보다가도 혹은 목욕탕에서 쓰러질 수 있으며 기침이나 재치기를 심하게 한 후에도 쓰러질 수 있다.
 
실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했듯이 정확한 원인을 가려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발생원인에 따라서 적절하게 치료하면 된다. 가장 흔한 심장신경성 실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신을 일으킬 수 있는 유발요인을 피하는 것이다. 반복되는 실신환자들은 본인이 실신을 하게 되는 상황을 알아두고 그런 상황을 피하도록 하며 또한 실신이 예상되는 전구증상이 있으면 넘어질 때 외상을 입지 않도록 얼른 앉거나 바닥에 눕는 것이 좋다. 실신 전단계에 미리 누워 안정을 취하면 실신으로 진행 되는 것을 예방할 수도 있다. 양 손바닥을 서로 마주치고 꽉 누르거나 양다리를 꼬는 등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실신이 반복되면 미도드린 등의 약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기립경사검사는 심장신경성 실신의 진단에 많이 이용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심장신경성 실신의 치료에 이용 되기도 한다.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에는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러움, 시력장애의 증상이 있다가 심하면 실신하게 된다. 따라서 혈압이 떨어질 수 있는 원인이 있는 경우 이를 교정하고 유발인자를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식습관의 변화를 주어 조금씩 자주 먹고 음식을 조금 짜게 먹고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는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지면서 주저 않게 되며 노인에서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운동중 혹은 운동후에 쓰러지는 환자에서는 판막협착질환, 비후성심근병증, 폐동맥고혈압, 운동에 의해 유발되는 심실성 빈맥증 등을 의심하여야 한다.
 
이외 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간질환자에서도 실신할 수 있으며 신경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진단하게 된다. 또한 실신의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압, 맥박, 심장과 경동맥 청진 등 여러 가지 신체검사를 시행하여 실신의 원인을 찾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병력청취와 신체검사를 토대로 하여 여러 가지 정밀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심전도, 심초음파, 활동중 심전도, 운동부하 검사, 기립경사검사(hear-up tilt test), 전기생리학적 검사, 신경학적 검사를 실시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게 된다.
 
많은 실신환자들에서 머리의 문제라고 생각하여 뇌파검사, MRI 등의 검사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심장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실신은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심장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실신은 위험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심장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보는 것도 원인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실신환자의 치료,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
 
수분과 칼륨 등의 섭취를 증가시켜 혈액량을 늘리고,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탄력 스타킹을 신어서 기립상태에서도 혈압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앉았다가 일어나는 등 자세변화 시 주의하고 자는 동안에도 베게 등을 이용하여 머리와 상체를 올려 주는 것이 좋다.
 
부정맥의 경우 앞서 말했듯이 맥박이 너무 느리거나 빠른 부정맥에서 실신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 지지 않으면 급사로 이어지는 위험성 때문에 부정맥의 원인을 찾아서 이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부정맥의 원인에 따라 각기 다른 약물과 다양한 시술 및 수술적 치료가 이루어 지고 있다.
 
치료가 안되고 반복되는 심장신경성실신에 있어서 인공심장박동기가 제한적으로 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아무리 검사를 하더라도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당수의 환자에서 재발 없이 지내게 되나 재발이 잦을 경우에는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
 
▶ 실신환자의 예후, 다양하며 심장질환 환자의 경우 주의해야 한다
 
실신 환자들의 예후는 매우 다양하며 원인질환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1번만 발생하는 경우에서부터 평생 동안 반복되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심장신경성 실신은 재발은 잦으나 예후는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심장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심장성 실신(cardiac syncope) 1년 사망률이 18~33%에 이르며 급사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요한다. 이외 실신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낼 수 없는 환자들은 예후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실신 환자 중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비후성 심근증, 심부전, 대동맥판막 협착증, 부정맥 등의 심장질환의 병력이 있거나 돌연사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또한 실신 직전까지 사전증상 없이 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의식회복 후에도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 사지경직이나 경련 등을 동반하는 경우,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