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28, 2008

이상운동질환 - 1. 파킨슨병 (2) 파킨슨병의 증상

파킨슨병의 3대 증상은 앞서 말씀 드린 진전(震顫, 떨림), 강직(剛直), 서동(徐動)이다.

하지만 이외에도 환자들이 가질 수 있는 증상들은 훨씬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파킨슨병의 아주 초기의 증상과 일반적인 증상, 그리고 치료약으로 인한 증상들로 나누어 설명하겠다.

파킨슨병은 아주 서서히 시작되어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언제부터 병이 시작됐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파킨슨병의 3가지 중요한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다른 막연한 증상들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즉 계속되는 피곤함, 무력감, 팔다리의 불쾌한 느낌, 기분이 이상하고 쉽게 화내는 등의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걸음걸이나 자세가 변하고 얼굴이 무표정해지는 것을 먼저 느낄 수도 있고, 우울증, 소변장애, 수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밖에 뒷목이나 허리의 통증 등이 초기에 나타날 수 있고, 글씨를 쓸 때 글자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거나 말할 때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을 이유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또 걸을 때 팔을 덜 흔들고 다리가 끌리는 느낌 등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파킨슨병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

파킨슨병에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들은 운동기능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이외에도 다른 계통의 이상 증상들이 자주 동반된다. 여기에서는 파킨슨병의 주요증상들을 크게 운동기능과 관련된 증상과 그 이외의 증상으로 나누어 설명하겠다.

▣ 운동기능과 관련된 증상

☞ 진전(震顫)

파킨슨병에서 관찰되는 진전, 즉 떨림은 주로 환자가 쉬고 있을 때 나타나며 자발적인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떨림이 감소하는 안정 시 진전의 양상을 보인다. 파킨슨병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보이는 안정 시 진전의 형태는 마치 손으로알약을 빚거나 동전을 세는 듯한모습을 보이는 진전이다.

안정 시 진전이란 손을 무릎 위나 의자에 가만히 얹어 놓고 있는 상태에서는 떨림이 심하고 물컵을 들거나 물건을 잡고 있으면 떨림이 감소하는 양상의 진전을 말한다.

☞ 서동(徐動)

서동이란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서동은 파킨슨병의 증상 중 가장 환자를 괴롭히는 증상이지만, 매우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들도 병의 증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서동이 심해지면 결국에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무동(無動)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서동으로 인한 증상들은 다음과 같다.

보행장애

보폭이 작아지고 발이 지면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으며 발을 끌면서 걷는 것이 특징이다. 또 보행 시 팔의 흔들림이 점차 작아지고 나중에는 팔이 흔들림 없이 약간 굽혀져 몸 옆에 붙은 상태로 걷게 된다.

환자가 보행을 시작할 때 마치 발바닥이 땅에 붙어버린 것처럼 움직여지지 않거나, 반대로 다시 멈추려 하면 마음대로 걸음이 멈춰지지가 않아 앞으로 쓰러지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다.

또한 보행 시 환자의 상체가 약간 앞으로 굽어져 있고 무릎과 팔꿈치가 굽혀져 있는 이상한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

얼굴표정

파킨슨병 환자들은 얼굴 표정이 감소하여 마치 가면을 쓴 것 같아 감정의 표현이 없는 가면안이라고 부르는 얼굴 모양을 가지게 된다.

말하기

말하기에도 이상이 나타나, 음량이 점차 작아지고 웅얼거리게 된다. 억양과 리듬감도 단조로워지고 발음장애도 동반되어 심한 경우에는 환자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게 된다.

☞ 강직(剛直)

강직이란 몸이 뻣뻣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강직이 있으면 다른 사람이 환자의 팔을 펴려고 할 때 마치 일부러 안 펼쳐지려고 힘을 주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전형적인 환자의 경우 환자의 팔을 굽힐 때 마치 납으로 만든 파이프를 굽히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며, 천천히 굽혀보면 톱니바퀴를 돌리는 것처럼 규칙적으로 오는 저항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톱니바퀴성 강직(cogwheel rigidity)이라고 한다.

☞ 기타 운동기능과 관련된 증상

파킨슨병이 진행하게 되면 자세의 불안정(postural instability)이 나타난다. 처음에 환자나 보호자는 이러한 장애를 잘 느끼지 못하고 의사의 진찰로만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병이 점점 진행하면 자세의 불안정으로 인해 자꾸 넘어지게 된다. 또 환자에게 많은 고통을 주는 증상으로 동작동결(freezing)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의도적으로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몸이 마치 얼어버린 것처럼 꼼짝하지 않는 증상이다.

근육긴장이상증(dystonia)이나 이상운동증(dyskinesia)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데, 이는 오랫동안 파킨슨병 치료약을 복용한 환자에서 약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환자, 특히 젊은 환자에서는 약과 무관하게 병의 초기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운동기능과 관련되지 않은 증상

파킨슨병의 증상 중 운동기능과 관련되지 않은 증상들은 크게자율신경계 이상, 감각기능 장애, 정신기능 이상, 수면장애 등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 자율신경계 이상

배뇨장애 및 변비

자율신경계 이상 중에서 가장 흔히 경험하는 증상은 배뇨증상이다. 소변이 방광에 가득 차 있어도 소변이 잘 안 나오거나, 방광에 소변이 없어도 자꾸 소변이 보고 싶은 증상, 소변이 갑자기 나오려고 하는 요급, 소변을 자꾸 실수하는 요실금 등의 다양한 배뇨장애가 관찰된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파킨슨병이 잘 생기는 노년층에서는 이러한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다른 병(대표적으로 전립선비대증)들이 잘 생긴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진료의사에게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여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변비도 환자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완화제나 식이요법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성기능 이상

병원에서 파킨슨병 환자들이 성기능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실제로 성기능 이상이 드물기 때문이 아니고, 한국적인 정서상 진료 의사에게 알리기를 꺼리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체위성 저혈압

체위성 저혈압이란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게 되면 몸 안의 혈액이 갑자기 하지로 쏠리게 되어 혈압이 강하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정상인의 경우는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지만 파킨슨병에서는 자율신경의 이상으로 인해 체위성 저혈압이 흔히 있을 수 있고, 이런 경우핑 도는 듯한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심하면 실신에 까지 이를 수 있다.

☞ 감각 이상

파킨슨병 환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감각이상 증상으로 흔한 것은 통증이다. 주로 팔다리, 허리, 목 근육에서의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러한 부위의 통증은 파킨슨병의 운동증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적절한 약물치료로 운동장애 증상이 호전되면 통증도 같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도 주로 다리에서 불쾌하게 뜨겁거나 찬 기분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다리에 뜨겁게 타는 듯한 이상감각증상, 벌레가 피부 위로 기어가는 듯한 이상감각증상, 심한 피부 간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증상들은 주로 밤에 나타나 환자의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이런 증상들은 일반적인 진통제로는 효과가 없고, 파킨슨병 약물의 투여로써 같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 정신기능 이상

치매

파킨슨병에서는 일반적으로 치매라고 할 만한 심한 정신기능장애도 드물게 나타난다. 연구 결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10%의 환자에서 심한 정신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서적 장애

정서적 장애는 흔히 관찰된다.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병에 대한 환자의 정상적인 반응으로도 나타날 수도 있고, 뇌 안에서 유지되던 신경전달물질들의 균형이 깨지는 생물학적인 요인으로도 나타날 수도 있다.

생물학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우울증은 일반적인 파킨슨병 치료약으로 호전될 수 있고, 약간의 항우울제를 추가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과 비슷한 가벼운 일에 대해서도 늘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불안증도 자주 나타날 수 있다.

☞ 수면장애

파킨슨병 자체의 증상으로 몸을 가누기가 힘들게 되면 이로 인한 불편함으로 잠들기가 어렵게 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에게 실제로 문제가 많이 되는 경우는 잠을 자다가 자꾸 깨는 경우이다.
 
또한 수면 중에 소리를 지르거나 몸을 심하게 움직여 주변 사람이 놀라기도 하고 또 수면에 방해를 받는 일이 자주 있다. 파킨슨병에서 비교적 특징적으로 관찰되는 것은 다리에 이상감각을 느끼거나 주기적인 다리의 이상운동으로 인해 잠을 깨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이 증상에 대한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다. 그 외에 위에서 설명 드렸던 증상들, 즉 배뇨장애, 감각장애, 우울증 등도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파킨슨병 치료약 투약으로 인한 증상들

초기에 환자들이 파킨슨병 치료약을 복용하면 하루 종일 약효가 꾸준하게 나타나 일상생활을 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다. 병이 진행하면 약물에 대한 신체의 반응에 변화가 나타나 약물의 효과가 시간에 따라 심한 변화를 보이게 된다.

이런 이유로 환자의 운동기능이 기복을 보일 수 있는데, 대표적인 현상으로 약효의 지속시간이 짧아져 다음 약을 먹을 시간이 되기 전에 운동기능이 저하되는 현상(wearing-off)이 나타나거나 약을 먹은 뒤 2~3시간 이후 이상운동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근육긴장이상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약물치료가 상당히 힘들어지고 약의 조절이 아주 까다롭게 된. 따라서 병원을 보다 자주 방문하여야 하고 새로운 치료 약물이나 수술요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