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25, 2010

Coffee Cantata BMV 211 ······ 바흐(Bach)의 커피 애(愛)를 담은 곡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 커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즈음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일상에서 무심히 길을 걷다가 지나치는 어느 커피 전문점의 이름이거나 수많은 캔커피 브랜드 중의 한 종류 정도로 익숙할 수 있겠지만, 이는 흔히 음악의 아버지라고도 부르는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03.21~1750.07.28)가 만든 칸타타(Cantata) 곡 중에서도 특히 커피를 찬양하는 곡의 이름이다. 바흐는 일생 동안 주로 교회 음악을 작곡하였는데, 커피사()에도 한 획을 긋는 멋진 작품을 작곡하였다. 바로 ‘Cantata BMV 211’이 그것이다.
우리에게는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로 더 알려진 작품으로, 최초의 커피 광고 음악이며 커피를 찬양하는 음악이다. 커피하우스 공연을 위해 탄생한 작품으로 1723년 경에 완성되어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 치머만(Zimmermann)의 커피하우스(Coffee House)에서 연주되었다.

칸타타(Cantata)는 노래한다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Cantare가 어원으로, 쉽게 풀자면 기악곡의 소나타에 해당되는 성악곡으로 해석하면 된다. 종교음악을 최고의 영역으로까지 쌓아 올린 바흐는 일생 동안 오페라를 한편도 작곡하지 않았는데, 유달리 커피 칸타타는 작은 희극 오페라 같은 곡이다. 그래서 이 곡은 커피사()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사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도 할 수 있다. 바흐는 커피 칸타타에서 라이프치히 시민들이 커피를 즐겨 마시는 풍토를 극적으로 잘 묘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이는 커피의 문화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 곡은 나레이터와 2명의 주인공이 나와 희극 오페라를 공연하듯 진행된다. 커피 칸타타는 총 10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사는 헨리키(Christian Friedrich Henrici, 1700~1764)가 맡았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익살과 풍자로 가득해 큰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당시 독일에 불고 있는 커피 유행을 타고 커피하우스에서 연주된 이 곡은 커피를 끊으라고 강요하는 아버지와 이를 거부하는 딸 간의 실랑이가 주된 내용이다. 18세기 당시에는 커피하우스에 여성이 출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여성아리아 부분을 남성이 가성으로 불러 더욱 익살스러운 분위기를 줬다고 한다.

바흐는 일생 동안 오페라를 한 편도 작곡하지 않았는데, ‘커피 칸타타는 작은 희극 오페라 같은 곡이기 때문에 그의 음악사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내용은 이렇다. 커피를 마시기 좋아하는 젊은 딸 리센(Lieschen)과 이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아버지 쉬렌드리안(Schlendrian)이 있었다. 아버지는 수없이 그의 딸에게 커피가 해로우니 마시지 말라고 말하지만, 그의 딸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고 화가 나서 투덜거린다. 그러자 그의 딸이 말하길 자기는 하루에 세 번씩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커피는 키스보다 더 달고 술보다도 더 부드러우며 마음을 기쁘게 해 준다고 커피타령을 한다. 아버지가 커피를 끊지 않으면 시집도 안 보내며, 산책도 안 시키고, 유행하는 옷도 안 사준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그의 딸은 커피만 마시게 해준다면 그런 건 다 상관없다고 말하자, 결국 아버지가 시집도 안보낸다고 최후통첩을 하니 그제서야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고 앞에선 얘기하지만 신랑감을 구하러 나간 아버지 몰래 방()을 붙여서 자신과 결혼할 남자는 자신이 커피 마시는 걸 허락해야 한다는 조건을 건다는 내용이다.

바흐는 커피의 매력에 깊이 빠진 딸을 잘 그려내어 당시의 커피 열풍을 풍자적으로 묘사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커피는 인류와 매우 친숙한 관계가 되었다. 남성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커피의 소비가 널리 확산되어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시대의 추세라는 사실. 즉 머지않아 커피가 누구나 즐기는 음료가 될 거라는 전망을 커피 칸타타는 보여주고 있다.

경쾌하면서도 통통 튀는 곡이라 요즘 같은 여름에 심신이 자칫 쉽게 지치거나 가슴이 먹먹할 때 조용한 집이나 근처 카페에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듣기 좋은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