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25, 2010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 Malaysia)

황홀한 석양의 섬 ··· 코타키나발루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는 말레이시아 사바(Sabah) 주의 주도로, 인구는 약 47만명으로 말레이시아 동부 보르네오 섬(Pulau Borneo) 최대의 도시이다. 동부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현대적인 항구도시인 코타키나발루의 별명은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고 한다. 코타키나발루 바닷가에서 보는 낙조는 그리스 산토리니(Santorini), 남태평양 피지(Fiji)와 함께 세계 3대 해넘이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적도가 가까운 곳이라 날씨가 변덕스럽지 않고 사시사철 깨끗한 하늘과 주홍빛 노을을 볼 수 있는 섬이다. 이밖에도 코타키나발루에는 가야(Gaya), 마누칸(Manukan), 사피(Sapi), 술룩(Sulug), 마무틱(Mamutik) 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산호초와 열대자연이 어울러져 있는 '툰쿠 압둘라만 해양국립공원(Tunku Abdul Rahman Marine National Park)'에서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섬이다.
 
 
 
 

 
 
죽은자들의 영원한 안식처 ··· Mt. Kinabalu
 
코타키나발루의 코타(Kota)는 산(Mountain)이란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 Mt. Kinabalu란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코타키누발루에는 키나발루(Kinabalu)란 산이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최초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코타키나발루 국립공원 산행은 아주 흥미롭다. 해발 4,095m의 코타키나발루에는 「죽은 자들의 영원한 안식처」로 여겨져 정상에는 언제나 순수한 영혼들이 머물러 있고, 보루네오 섬의 말간 정신이 오롯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 한다. 죽은 자의 안식처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시내에서 자동차로 2시간 남짓 달리면 해발 1,866m의 팀포혼 게이트(Timpohon Gate) 혹은 해발 2,000m의 메실라우 게이트(Mesilau Gate) 등 두 개의 입산 루트를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의 북한산처럼 수백 개의 입산 루트가 있는 것과는 달리 코타키나발루는 이 두 개의 산길 이외에는 그 어떠한 길도 입산이 허락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팀포혼 게이트를 통해 올라갔다가 다시 그길로 내려오지만 코타키나발루 밀림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메실라우 게이트로 올라간 뒤 내려 올 때는 팀포혼 게이트로 내려오는 것이 좋다. 어떤 코스를 택하는 7시간의 산행 후 해발 3,273m에 위치한 라반라타(Laban Rata) 산장에서 모두 만나게 된다. 엄청난 높이에 위치한 산장이지만 침대와 샤워 시설 그리고 식당까지 갖춘 수준급의 호텔이다. 긴 산행으로 지친 몸이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붉은 석양과 까만 밤하늘의 은하수는 코타키나발루 정상의 도전에 용기를 북돋아 주기에 충분하다.

 
다음날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2 30분에 정상으로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였다. 여태껏 느껴보지 못했던 신비함과 신성함을 동시에 안겨주는 그런 발걸음이었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나무계단과 화강암 골짜기를 오르다 보니 어느새 여명이 발 밑으로 서서히 드려진다. 3시의 산행 끝에 도착한 해발 4,095m의 로우봉(Low's Peak) 정상에 서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푸른 여명이 떠난 자리에는 붉은 태양이 나타나 깨끗한 햇살이 존슨봉(St. John's Peak, 해발 4,091m)과 남봉(South Peak, 해발 3,933m)에 비추고, 각각 봉우리 아래 밤새 머물렀던 하얀 구름들은 활짝 기지개를 켜면서 새로운 날을 맞이 한다. 날이 점점 더 밝아 올수록 눈에 나타나는 거대한 화강암 지대가 모든 사람들의 눈을 강하게 자극한다. 어두울 때 몰랐던 길은 햇빛이 조금씩 뿌려지자 검고 흰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다. 점점 더 해가 달아오를수록 화강암은 어둠 속에 숨겨 놓았던 독특한 비경을 하나 둘씩 보여준다. 그런데 화강암 치고는 검은 빛이 많아 정말 「죽은 자들의 안식처」라는 별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코타키나발루 정상의 풍경은 이색적이었다. 어느새 혹성탈출에 등장하는 외계의 별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코타키나발루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1 2일의 시간이 필요하며, 기상이 좋지 않으면 정부에서 입산을 허가하지 않는다. 구름과 바람도 신의 허락이 있어야 머물 수 있는 산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