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륵의 대표작 ‘압록강은 흐른다’는 1994년에
독일어에서 불어로 번역되어 ‘한국에서의 어린 시절’이란 제목으로
필립 픽키에 출판사가 출판했다. 이 불어본에 질 보-베르티에 (Gilles Baud-Berthier, 현 알베르 칸 박물관장)가
서문을 썼다.
이미륵은 1899년 3월 8일 황해도
해주의 전주 이씨 양반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이동빈과 어머지 순녀의
4남매 중 막내로 유일한 아들이었다. 그의 본명은 의경이고, 어머니 나이 38세에 100일
기도 후에 낳았다고 부처님께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미륵이란 애칭을 붙였다. 미륵은 1910년 해주에서 4년제 초등학교를 마쳤고, 그해에 11살의 나이에 그보다 6살
위인 최문호와 결혼하여 아들 명기와 달 명주를 두었다. 부인과 두 아이는 북한에 남아 있었으므로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그는 1911년에 동네 서당에서 한문을 배우다가 중학교에 들어갔으나, 그것도
병으로 중단했다. 1917년에 서울에서 의학교에 입학했다. 1919년 3월 1일 독립운동에 가담하여, 전단
인쇄를 도왔는데, 이 때문에 일본 경찰의 추적을 받았다. 이를
피해 압록강을 건너 만주로 도망했다. 임시정부가 있는 상해로 망명하여,
거기서 유럽행 여권 발급을 기다리며 9개월을 보냈다.

프랑스 마르세이유에
도착한 그는, 한국에 근무한 적이 있는 수도사 윌헴(Wilhem)을
만나 그와 함께 독일 뮌스터 수도원에 도착했다. 그때가 1920년 5월이었다. 거기 머무는 8개월
동안 독일어를 공부하면서 대학 입학을 준비했다. 1921년 뷔르츠부르그(Wurwburg)로 옮겨 의학을 공부했다. 건강이 나빠져 학업을 중단했다가, 1923년 하이델베르그 의대에 등록했으나 건강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다.
1925년 다시 뮌헨 대학 수의과에 등록하여 동물학, 생물학, 철학 학위를 받았다. 1927년 병원에 입원했으나, 1928년에 뮌헨 대학에서 수의학 박사 학위를 마쳤다. 그는 생물학과
수의학을 전공했으나, 독일의 신문과 잡지에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 당시 그는 원교료와 대학 교재의 번역, 서예(붓글씨) 선생을 해서 생활비를 벌었다.
그는 뮌헨에서
알게된 세일러(Seyler) 교수 집에 머물면서 글쓰기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세일러 교수가 그뢰펠핑으로 이사했을 때도 따라갔다. 이 도시에 1943년에 작가 써클이 조직되었는데, 이미륵은 여기서 많은 작자, 교수, 배우, 음악가, 예술가, 등 지식인들을 사귀게 되었다.
그는 말년(1947~1949)을 뮌헨 대학에서 중국 고전,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강의하면서 보냈다. 두 개의 저술도 했으나 그 중 하나만, 나중에
성신여대 정규화 교수의 10여 년에 걸친 노력 끝에 발견되었다.
이미륵은 1950년 1월 위암으로 입원하여 수술을 받았으나 그해 3월 20일 51세를 일기로
꿈에도 그리던 고국을 다시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는 그뢰펠핑(Grafelfing) 공동 묘지에 묻혔는데, 그의 장례식에는 그를
아끼는 독일인 친우 3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들 중 몇은
그가 가르쳐 준 애국가를 불렀다.
이미륵의 평전을
썼으며, 그의 저서를 발굴하여 출판한 정규하 교수는 1976년에
이미륵의 묘지 관리비 20년치를 부담한 바 있다.
이미륵의 주요
작품 셋은 그의 사후에 출판되었다. 그 중 " 이야기 " (Iyagi, 민담)은 독일 출판사 에오스(Eos)에 의해 1974년에 출판되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자서전적 소설 " 압록강은 흐른다 / 압록강에서 이자르 강까지 " (Von Yalu biszur
Isar / Du Valu au Isar)가 독일 왜관(Waegwan)의 베네딕트(Benedict) 출판사에 의해 출판되었다. 이 소설은 1982년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분도 출판사가 출판했다. 그의 세번째
저작 " 이상한 방언 " (Der Andere
Dlalekt)은 1984년에 한-독 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과 독일에서 동시에 출판되었다. 한국어본은
성신여대 출판부에서 냈다. 1966년에 이미륵 전집이 미국과 한국에서 공동 출판이 시작되었다. 그 해에 독일어판은 제3판이 나왔다.
문학 작품 외에도
이미륵은 한국의 역사, 문화, 정치에 관해 여러 편의 논문과
글을 썼고, 1927년에 한국어 문법 책도 지었다.

